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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자존감 수업]을 읽고

by Bookers_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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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나온지 벌써 150년이 됐지만, 시대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니체의 많은 책들이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는데, 이번 책 [니체의 자존감 수업]은 니체의 글들을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그가 남긴 교훈들과 그의 철학을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니체의 자존감 수업

 

 니체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5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20살에 대학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했다. 이후 고전문헌학으로 전향했고, 24살에 바젤대학교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초빙되었다. 괜찮았던 니체의 초년과 달리 27세에 낸 첫 작품 비극의 탄생은 학계에서 냉혹한 비판을 받고 사실상 학계에서 퇴출되었다. 눈에 심한 통증과 편두통으로 고생하다가, 41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시작으로 수많은 저서를 완성했지만 정신이 병들어가다 55세에 짧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러한 삶에서 완성된 니체의 철학은 삶에 대한 감사와 기독교적 질서로 대표되는 기성 질서와 도덕의 파괴, 완전한 자유를 통한 현재 삶의 충실함이다. 스스로 삶을 끊었지만, 그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긍정하고 강하고 단단한 인생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책의 주요 글들을 따라가며, 느낀점을 간단히 작성하고자 한다.

“어째서 내가 나의 생애 전체에 대해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불운했다고 볼 수도 있던 삶에서 니체는 생애 전체에 감사했다. 행복하고 여러 성과를 거두었던 것들에 감사한 것이 아니다.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에 맞서 싸우며 깊이 고민하고 사고한 끝에 저작을 완성시킨 자신에게 감사하고 만족감을 느낀 것이다. 그러한 만족감과 감사를 니체는 독자들에게 당당하게 소리치듯 전달해 나갔다. 때문에 니체의 글을 번역한 글들은 대부분 비슷한 문체를 가지고 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 그대의 눈이 나에게 분명히 고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자유를 갈망한다고 하지만, 자유 이후의 삶은 물은 적이 없을 것이다. 니체 역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 즉 자유로워진 이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분명히 말하라고 한다.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유로부터 도망치는 것 밖에 되지 않을 수 있다. 수험기간이 끝나고 방황하는 수험생이나, 수감기간이 끝난 후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이는 에리히프롬 역시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얘기한 것인데, 자유가 근대인에게 독립과 합리성을 부여한만큼, 개인은 고독에 빠지고 불안한 무력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도 인간에게 자유를 주면 마지막에는 차라리 노예로 만들어달라고 말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선과 악에 있어 창조자가 되어야만 하는 자는 먼저 파괴자가 되어야 한다”

 

 니체는 기독교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의 전통적인 도덕은 사람들을 가축처럼 길들이려 하는 노예의 도덕이라고 비판했고, 이것을 타피하고자 초인의 도덕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글은 그런 점에서 기존의 도덕과 질서를 먼저 무너뜨려야 진정한 창조자가 될 수 있다는 문맥으로, 영원히 창조하고 파괴하는 생의 긍정이라는 니체 철학의 핵심을 이루는 말이다.

“죽을 때도 그대들의 정신과 덕이 환하게 불타올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대들의 죽음은 실패한 것이다.”

 

 죽음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각오를 다룬 문장이다. 니체는 죽는 것이 두렵고 고통스럽게 죽는 것이 싫다며 고민하거나 죽으면 극락에 가고 싶다고 바랄 시간에 인생을 더욱 충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라고 한다. 그렇게 두려워하던 죽음을, 멋진 죽음의 순간의 세계로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성경에 나오는 한 알의 밀알은 땅에 떨어져 살아있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죽으면 수천, 수만개의 밀을 키워낸다. 니체는 이러한 황금빛 죽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니체의 글들은 읽기에는 어렵지 않으면서도 곱씹어 읽을수록 그 의미가 새롭게 와닿는 글이라, 한 권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쓴 [니체의 자존감 수업]은 니체의 글들을 직접 읽지 않고도 전반적인 흐름과 니체의 사상들을 저자의 감상과 해석을 포함해, 한 눈에 알기 쉽게 되어있어 좋았다. 중간, 중간 그러한 사상들을 느낄 수 있는 현대의 문학이나 글들을 예로 들어, 과거부터 통하는 니체의 사상을 보다 잘 느낄 수 있다. 니체의 글들에서 얻은 저자의 영감을 도스토옙스키, 에리히프롬, 코코 샤넬과 프로이트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런 면에서, 니체의 글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조금은 파편화해 적다 보니, 읽으면서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그 역시 이 책을 통해 니체의 사상에 접근해 나아가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책에 소개된 차라투스트라의 명언과 함께 글을 마친다.

그대들 영원한 자들이여, 세계를 사랑하라. 고통을 향해서도 ‘사라져라, 하지만 돌아오라’라고 말하자. 모든 기쁨은 영원을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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