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읽고 간단한 줄거리와 느낀점을 작성해본다.
전체적으로 머리말과 후기에서 요조라는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머리말과 후기 사이의 수기에서 요조가 자신의 삶을 보여준다.
주인공 요조는 인간을 무서워하는 어린아이다. 지역 의원인 아버지 덕에 좋은 집에서 하녀들과 하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하녀에게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여러 일들을 겪으며, 인간이 음흉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음흉함과 자신을 공격하려는 것들로부터 보호하려면, 남들을 웃겨 경계를 허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말을 하면서 집안 사람들과 학교 선생님, 친구들을 대한다.
아버지가 출장을 가며서, 올 때 선물로 사자탈이 어떠냐 묻자, 요조는 대답하지 못한다. 원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를 화나게 할까봐 몰래 아버지 서재에 있는 수첩에 사자탈이라고 쓴다.
요조의 아버지는 사자탈을 선물하며 기분좋아한다.
요조의 삶은 건조하다. 어느 카페의 접대부와 동거하다시피 살아가다가, 같이 죽자는 제안에 바다로 뛰어들지만, 여자는 죽고 요조는 살아남는다.
아이가 있는 여자와 함께 살며 만화를 연재하기도 하고 아이와 놀아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술에 취해 돌아온 날, 아이와 여자가 행복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이 행복을 망치는 것 같아 떠난다.
자신을 무한히 신뢰하는, 어떤 장난도 진실이라 믿는 여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그토록 잘 믿는 여자가 겁탈당하는 모습을 보자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 하다.
이후 술에 의지하다가 약국 부인의 제안에 모르핀을 주사하기 시작하다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진다.
인간으로서 실격한 자신을 돌아보며 요조의 독백은 끝이 난다.
현실에 무기력한 면에서 이상의 소설 날개에 나오는 주인공과도 비슷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다 감정적이다. 돈이 없는 것을 두려워해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만화를 그리기도 한다.
보다 좋은 작품을 위해 모르핀을 끊지 못하기도 하고, 혼자 살아남은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소설 전반에 부유한 집 아들로 태어난 요조의 삶이 전반적으로 무너져내리는 것을 보여준다.
어쩌면, 무너져내리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른 면이 스스로를 가두어 세상에 살아가지 못하게 했던 것일까.
요조는 왜 자신이 인간으로서 실격했다고 생각한 것일까. 모르핀에 중독되서? 더는 자신의 의지로 삶을 살아내지 못해서?
남들과 다른 자신을 깨닫고 가면을 쓰기 시작한 때부터일까.
요조가 어린 시절부터 인간을 무서워했던 것을 보면, 그간 겪은 일들은 나름의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아니었을까. 인간 실격이라고 느낀 것은 이러한 노력이 좌절되었음을 느낀 것은 아닐까.
인간을 무서워하던 요조가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그는 약간의 해방감을 느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