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는 약 기원전 500년 경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했던 사상가이다. 공자와 맹자의 유가, 장자의 도가, 한비자의 법가 등과 더불어 제자백가의 하나이다.
묵자는 묵가 집단에 의해 작성된 글로,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고 하며, 글 사이사이에 묵자와 제자들 또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가 함께 있다.
묵자를 읽고 느낀점과 사색할 점을 간단한 요약과 함께 몇가지 적어본다.
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겸애와 먼저 공격하지 않는 비공 두 가지를 사상의 핵심 가치로 내걸었다.
백성과 이웃을 사랑하면 자연스레 그들이 필요한 것을 좇게 되고, 그들을 위하는 정책을 펴게 되니 살기 좋아져 다른 나라에서 백성들이 들어와 자연스럽게 부강해진다고 한다.
또한, 이웃집을 공격해 집을 뺏고 이웃을 노예로 부리는 것도 하늘에 죄를 짓는 것인데, 나라 사이의 큰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더 좋지 않다고 하며, 먼저 공격하지 않는 비공을 주창한다.
죄, 부덕같은 추상적인 이야기 외에도, 아무리 강한 나라라도 전쟁을 준비하면, 장정들은 농사를 짓지 못하고, 여인들은 길쌈을 할 수 없고 자리를 비워야 하기에 국력에 빈틈이 생길수 밖에 없으니 먼저 공격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함께 얘기한다.
또한, 다스리는 사람이 작은 일은 잘해도 큰 일은 잘 하지 못한다며 당시의 위정자들을 비판한다.
집 문을 수리하거나 망가진 것을 고칠 때, 친분이 있다고 해서 수리할 줄 모르는 자를 쓰지 않는데도, 주위에 있는 친한 사람을 부하게 만들고자 벼슬을 내리니, 이 때문에 큰 일을 작은 일보다도 생각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공자를 비롯한 유가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한다.
유가에서는 "군자는 마치 종과 같아, 치면 울리고 치지 않으면 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진 사람은 군주를 섬기며 충성을 다하고 선행을 하면 칭송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간해야 한다. 치면 울리고 치지 않으면 울리지 않는 식으로 군주를 섬기면 군주를 내팽개친 채 멀리 달아나는 꼴이다.
특히, 제경공이 안영, 공자의 대화를 들며 얘기하는데, 수많은 이들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공자를 이렇게까지 비판해도 되나 싶을 정도이다.
초나라 백공의 반란 모의를 알고 석기를 천거한 일을 두고, 공자는 백성을 충동해 군주에게 반기를 들게 하고, 신하를 교사해 군주를 시해토록 하였으니, 현자의 행동이 아니다. 공자와 백공이 다른 점을 알지 못하겠다.
유자는 오만하고 멋대로 행동해 백성을 교화할 수 없고, 음악을 좋아해 사람들을 어지럽힌다.
공자는 겉모습을 거창하게 꾸며 세상 사람을 미혹하고, 거문고를 타고 북을 치는 가무를 통해 제자들을 모으고, 예절을 번잡하게 만들어 예의를 드러내고 있다.
공자가 박학을 자랑하나 이는 세상의 법도가 될 수 없고, 고심하여 생각하지만 백성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그 학문과 예의를 다 터득할 길이 없고, 사학한 이론을 교묘히 포장해 세상의 군주를 미혹한다.
이에 제경공이 공자를 예우하면서도 봉지는 내리지 않자, 공자가 원한을 품고 노나라로 돌아갔다. 이후,제나라가 노나라를 치려고 하자 제자 자공을 보내 제나라의 오나라 정벌을 사주해 3년 내내 공자의 모략으로 죽은자가 10만 명을 헤아릴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일들을 들어 유가를 비판하며, 실용적인 방안들과 겸애의 사상을 강조한다.
또한, 묵자와 그 제자들은 다양한 병장기와 전술로 성을 방어하는 수성에 능해 여러 적들을 물리쳤다고 한다.
묵가 사상은 혼란한 시기, 많은 백성들에게 큰 힘이 되며 위세를 떨치다,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뒤 급격히 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권력자들은 전쟁 자체에 대해 반대하고 위정자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을 전했기에, 하나의 권력으로 통일된 후에는 더이상 영향력을 떨치기 어려웠을 것 같다.
묵가가 활동했던 기원전 500년, 전 세계적으로 혼란기였던 동시에 4대 성인 중 3명인 소크라테스, 공자, 석가모니가 살아가던 시대였다.
고조선이 기원전 100년 정도에 멸망하고 한사군이 설치되었으니, 이 시기 한국은 고조선시대였다.
춘추전국시대, 전쟁으로 영토 확장과 군비 증강에 집중하는 시기에 겸애와 비공을 주창하며 실용주의를 주장하던 묵자를 통해, 인과 바른 정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