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은 EBS 클래스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방영되며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도슨트 정우철은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전공했다고 한다) 친근한 해설과 준수한 외모로 도슨트계의 아이돌로 불린다.
그가 구스타프 클림트, 툴루즈 로트레크, 알폰스 무하, 아마데오 모딜라디니, 클로드 모네 다섯 화가의 작품세계를 담은 책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을 읽고 느낀점과 인상깊은 부분을 남겨본다.
이 포스팅의 제목 신의 선택을 받고 태어났지만 30대 중반까지 인쇄소에서 일하다 체코 국민화가가 된 화가는 알폰스 무하이다.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화가이고 사실, 관심도 별로 없었지만 책을 통해 무하를 알게되고 그의 생애와 그림이 인상깊어 포스팅의 제목으로 정해보았다.
알폰스 무하의 어머니는 독신으로 살기로 결심하다 꿈에 나타난 천사의 음성을 듣고 친척이 소개한 남자와 결혼해 무하를 낳는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한 귀족의 후원으로 파리에서 그림을 공부하지만 그 귀족은 돌연 후원을 끊는다. 이후 인쇄소 등에서 포스터를 만드는 일을 하다가 당시 유명 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의 매니저가 급하게 포스터 제작을 의뢰한다.
석판화 작업은 해본적이 없었지만 자신있게 대답하고 포스터를 만든다. 이전까지 제작되던 포스터와 너무 다른 구성과 양식에 매니저는 크게 화를 내고 울며 겨자먹기로 베르나르에게 가져가지만, 베르나르의 반응이 대반전이다.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며 5년 가까이 계약을 맺는다. 화가로서의 알폰스 무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그전까지 무슨 일이든 성실하게 해내며 기회를 놓치지 않던 무하가 잡아낸 기회이기도 했다.
이후 그의 포스터는 매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베르나르의 팔찌 디자인 등 다양한 작업도 하며 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 뉴욕에서의 전시에서는 수만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상업 화가로의 잘나가던 커리어에도 알폰스 무하의 가슴에는 항상 조국 체코와 슬라브 민족에 대한 그리움과 아련함이 있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슬라브 서사시를 그려 체코 국민들과 주변 슬라브 국가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이밖에 몇몇 민족주의 성향으로 독일 정부의 미움을 받아 고문을 받고 후유증으로 폐렴에 걸려 사망한다. 나치는 장례식에 사람들이 오지 못하게 하였으나, 그럼에도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주어진 기회를 잡아내고, 한 명의 부인과 행복하게 산 알폰스 무하. 책을 읽고 나니 그의 그림을 다시 보고 싶다.
이외에 국가의 의뢰는 받지 않는 반골성향의 황금의 화가 클림트, 귀족의 자제로 태어났지만 물랑루즈의 매춘굴을 근거지로 삼아 서민의 일상을 그리다 압생트에 중독되어 세상을 떠난 로트레크, 조각같이 빚은 그림으로 사랑받은 모딜리아니, 자연과 빛의 변화를 포착해 화폭에 담아낸 모네 등 거장들의 그림과 생애에 대한 이야기가 알차게 담겨있다.
그림을 그릴 당시의 시대상과 화가들의 마음, 주변인들의 반응까지 다뤄주어 책 사이사이에 있는 그림들을 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전시를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