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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생계를 책임지는 아들이 하루 아침에 벌레가 되어버렸다, [변신]을 읽고

by Bookers_ 202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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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읽었다.

 

다들 아는 것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한 그의 이야기 자체보다도 그의 가족들이 그에게 도대체 왜그리 모질까에 대한 생각을 하며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다. 책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느낀점을 적어본다.

 

변신

 

줄거리 자체는 간단하다. 그레고르 잠자가 갑자기 벌레가 되었다. 가족들의 생계를 그레고르가 모두 책임졌기에 처음에 가족들은 힘들어하지만, 이내 각자의 역할을 찾고 그레고르 없이도 가족들은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벌레로 변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아버지가 분노에 차 던진 사과에 등을 맞은 그레고르는 상처가 악화되어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들은 그레고르가 언제 있었냐는듯 행복하게 이사를 가는 내용이다.

 


책을 읽으며 가족들에, 그레고르에게 화가 났다. 그레고르는 가족을 생각하며 매일 가기 싫은 회사를 갔다. 여동생에게는 음악 수업을 시켜줄 생각이었고, 부모님을 대신해 계속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 생각이었다. 

 

그레고르가 알기로 아버지는 건강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어머니는 천식을 앓고 있어서, 여동생은 나이가 너무 어려서 생활비를 제대로 벌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다. 부모님은 여동생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화를 자주 냈었다. 하지만 그레고르가 벌레가 된 지 며칠이 지나자 이제는 여동생이 하는 일에 칭찬을 한다. 아버지는 자리에만 계속 누워계시다가 가끔 느릿느릿 걷는게 전부였는데 그레고르가 벌레가 되자 아버지는 제복을 입고 일을 하고 그레고르에게 사과를 마구 던지기도 한다. 어머니는 양장점에서 받아온 바느질거리를 밤늦게까지 했고, 여동생은 점원으로 취직해 더 좋은 자리를 위해 공부를 한다.

 

그레고르가 알고 있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가족들이 그레고르가 벌레가 되자 금새 생기넘치고 생활력있는 가족이 되는 것을 보고, 이러한 가족들을 결국 그레고르가 만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에게 의지할 뿐 자신의 생활비를 벌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생각보다 건강했고, 생각보다 어리지 않았다. 그레고르의 짐을 덜어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그레고르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방을 청소하기도 하고 먹을 것을 놔두기도 하지만, 딱히 그레고르를 배려하거나 가여워하지 않는 것 같다. 여동생은 되는대로 음식을 두고 어머니는 대청소를 한다며 그의 방을 물바다로 만든다. 집에서 일하는 할머니는 그레고르가 다가가자 의자를 높이 들고 위협한다.

 

부모님은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방 하나에 하숙을 주지만 그레고르를 보고 해약한다.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가둬버린다. 이때도 그레고르는 짐이 되던 자신이 갇힌 것에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지난날의 가족들의 사랑을 생각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레고르가 죽자 가족들은 외출을 하며 앞으로의 일에 대해 희망찬 대화를 나눈다.

 

그레고르가 그렇게 만들었더라도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조금 더 가족처럼 대할 수 없었을까. 그들은 그레고르를 뭐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벌레가 되었지만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고, 죽음까지 가족들에게 미안해했던 그레고르.

인간으로 남았지만, 자신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들과 오빠의 죽음을 바라는 가족들.

 

마지막까지 벌레로 남은 것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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