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조금은 억지스럽고 선동적인 이유로 고발당했다. 죄목은 신을 믿지 않고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불경죄였다.
재판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변호했다. 책의 제목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때로 변론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apologia"를 법정에서의 변론이므로 변론으로 번역한다는 의견과 아테네인들의 눈에 그저 변명으로 보였을 것이기 때문에 변명으로 번역한다는 의견이 있다.
아테네인 여러분! 으로 시작하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읽고 인상깊은 내용과 느낀점을 적어본다.
법정 드라마 등을 보면, 존경하는 재판장님, 또는 존경하는 배심원 여러분 등으로 변론을 시작한다. 이 시대에도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재판관 여러분! 으로 시작해 변론을 이어 갔다고 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인 여러분! 이라고 변론을 시작했다.
자신을 재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나는 당신들을 재판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던지기라도 하듯.
그리고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는, 누군가에게는 변명으로 보였을 변론을 시작한다.
변론은 정제된 표현이지만 담긴 말은 날카롭다. 자신을 고발한 죄인 신을 부정하고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일 자체가 자신과 전혀 무관한 것이라며 자신을 고발한 자들을 꾸짖는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가장 지혜롭다는 신탁을 해명하고자 자신보다 지혜로운 자들을 찾아나선다. 찾아나서 만난 사람들마다 실망만 남는다.
시인들은 시를 잘 짓고, 공예가들도 공예를 잘 하지만 그들은 그로 인해 다른 것들에도 자신들이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가 그들보다 자신이 조금 더 나은 것은, 적어도 자신은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는 것. 그러면서 무지를 지적한 자들이 늘어나 적이 많아지게 된다.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점에 대해서도, 자신은 타락시키려 한 적이 없고, 자신이 아무리 타락시키려 했더라도 법정에 모인 지혜로운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자기 한 명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이 타락하겠냐는 반론을 비유를 들어 제기한다. 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자신을 고발하지 말고 젊은이들을 타락에서 건져내는게 우선이지 않겠냐는 일침을 가한다.
이외에 몇몇 죄목에 대한 변론을 했지만 다수결 투표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구형받는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무죄를 던진 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죽음 자체는 나쁠 일이 없으니 슬퍼할 필요가 없으며 다만 자신의 자식들에게 자기가 했던 것처럼 지혜를 전해주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제목은 변론이나 변명으로 번역되지만, 읽다보면 변론이나 변명의 성격보다는 다시 한번 아테네인들을 일깨우는 연설같다. 어느정도는 자신이 어떻게 변론을 해도 유죄 판결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 않았을까.
지혜를 사랑하고 아테네를 사랑한 소크라테스.
죽은지 수천년이 넘도록 인류의 스승으로 들리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마지막까지 듣는 자들에게 지혜를 주기 위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