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일 간 자유론을 읽고 인상깊은 구절과 느낀점을 적어본다.
처음 읽을 때, 글이 어려워 집중이 안되고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려 하루에 20페이지씩만 읽어 나갔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저자의 논리구조나 문장이 익숙해지니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자유 전반에 대한 존 스튜어트 밀의 생각을 논리있게 쓴 글이다. 읽기 어려운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첫 번째는 글의 논리구조가 굉장히 치밀하게 짜여있다. 이러한 논리 구조를 자연어로 엮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경우, 문장이 한 번 읽으면 이해가 안되는데 이는 오히려 수식으로 썼다면 잘 이해가 됐을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번역인 것 같다. 영어로 작성한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다보니, 한국 독자는 논리 -> 영어 -> 한국어 이렇게 2번 이상의 변환을 거친 글을 읽게 되어 원래 난해한 글이 조금 더 어려워 진 것 같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저자의 논리구조를 이해하고 문장에 익숙해진 시점부터는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으니 포기하지 않으면 저자의 자유에 대한 생각을 끝까지 알아볼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얘기한 자유는,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자유이지만 방종은 아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조건이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어린아이나 다른 대륙에 사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자유를 제한해도 좋다고 하는 등 생각보다는 꽉 막힌 사람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제국주의가 한창인 시대였지만, 모든 사람의 자유를 통한 인류와 국가의 발전을 설파한 저자의 글 치고는 당황스럽기는 하다.
저자는 서론을 포함해 총 5장에 나누어 자유가, 특히 모든 사람 (스스로 자유를 지키거나 제대로된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을 제외하고) 의 자유가 왜 중요하고 지켜져야 하는지를 얘기한다.
설령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이는 그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 전 인류를 침묵하게 할 권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설득을 위해 저자는 여러 사례를 빠짐없이 나누어 설명하는데, 예를 들어
어떤 의견이 다른 대다수의 의견과 다를 때, 두 의견 모두 진리일 경우, 새로운 의견이 진리이거나 진리가 아닐 경우를 빠짐없이 나누어 설명한다.
결론은, 설혹 그 의견이 진리가 아니더라도 그의 반박을 고민하는 중에 알고 있던 진리가 더욱 발전할 수도 있고, 고여 있는 사상은 썩기 쉽다는 점을 들어 사상과 토론의 자유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또한, 영국 등 유럽과 아시아를 비교해 아시아는 군주의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장점이지만,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해 발전이 지연됐다며 자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자유가 반드시 강제되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결국, 자유의 중요성도 그 근간에는 전체 국가의 발전을 이루고 사상적인 후퇴를 막기 위함이 있다.
독약을 판매할 때, 구입할 자유는 어느정도를 허용할지, 성의 판매와 구매는 어느 정도로 자유를 허용할지 등에 대해서도 자유와 국가 전체의 안정 사이의 균형을 중점으로 얘기한다.
독약을 판매할 때에는, 모르고 위험한 물질을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험물질이라는 표시를 해두면 충분하며, 조금 더 조심하기 위해서는 구매자의 이유나 신상 등을 적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하는 등, 자유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말해준다.
존 스튜어트 밀이 얘기한 자유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기에 어느정도는 당연한 얘기들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가 모든 시기에 매번 허락된 것은 아니었다.
종교의 권위가 개인의 자유보다 위에 있는 시기가 있었고, 권력자의 말이, 대중의 말이 자유를 제한하기도 해왔다. 어쩌면, 저자의 자유에 대한 이러한 치열한 고민이 오늘날의 자유를 만든 것일지도.
요즘은 어떤 면에서 보면 대중의 의견이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자신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반대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인정하고 발전해 나가거나, 반대 의견을 통해 내가 가진 의견을 더욱 구체화하고 논리적인 힘을 기르는데 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