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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by Bookers_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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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을 읽고 느낀 줄거리와 감상을 적어본다.

 

카뮈 이방인

 

줄거리

 

주인공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지만 굳이 따지자면 변화를 싫어하는 무미건조한 사람이다. 사장이 파리 사무소에 가서 일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에도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지만 지금의 생활을 바꿀 이유가 없어 거절한다. 결혼 의사를 묻는 여자친구의 질문에도 아무래도 좋다는 식이다. 사랑해서 결혼하냐는 질문에도 그런건 중요하지 않고 여자친구가 원하면 결혼해도 좋다고 답한다. 다른 여자가 같은 질문을 해도 결혼했을거냐는 물음에도 물론이라고 답할만큼 건조하다.

 

여자친구 마리에게 느끼는 감정은 정욕이다. 글에서도 정욕을 느꼈다는 말은 계속해서 나오지만, 사랑을 느꼈다거나 결혼의 감정을 느꼈다거나 분노나 증오를 느꼈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강한 햇빛에 뜨거움으로 어질거리다가 긴장한 채로 권총을 잡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은 바닷가의 침묵을 깨고 친구 레몽을 괴롭히던 아랍인의 몸이 총을 맞고 쓰러졌다.

 

체포되었을 때도 주인공은 담담하다. 변호사를 채택해주는 서비스가 편리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판사를 만나고 어린애 장난 같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더군다나 판사의 심문에도 덥고, 파리가 얼굴에 붙었고, 판사가 우스워 보인다는 이유로 제대로 듣지 않는다. 후회하냐는 질문에도 귀찮음을 느낀다며 답변을 흘린다.

 

주인공이 죽인 아랍인도 칼을 들고 있던 것이 정당방위로 생각되어 처음에는 금방 나올 듯 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거의 모든 질문에 건성으로 대답한다고 느낄만큼 솔직하게 대답한다. 급기야, 검사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고, 어머니의 나이도 제대로 몰랐다며 관련 증인들을 소환하고, 어머니가 죽은 다음 날 해수욕을 하고 영화를 보고 웃었다는 점을 근거로 주인공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주인공 뫼르소는 이제 포주와 어울리며 어머니 장례식에서 담배를 피고 장례를 치른 바로 다음 날 해수욕을 즐기고 어머니 나이도 모르는 파렴치한이 돼있었다. 그제서야 주인공은 권태롭고 단조로운 것들에서 깨어나 삶을 느끼기 시작한다. 

 

느낀점

 까뮈의 글을 읽고있으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디테일한 묘사로 나를 프랑스의 한 거리에 데려다 놓는다. 사람들이 오가는 시끌벅적한 소리, 가로지르는 전차의 소리, 운동선수들의 떠들석한 외침이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디테일한 장면을 상상하면 파리에서의 시간은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다.

 

 마치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사람을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하다. 친밀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은 그리 많지 않은, 그런 사람을. 산책하며 개와 다투는 노인이 보이고, 정부와 있던 일을 상담하는 남자가 보인다.

 

 주인공 뫼르소는 왜그리 무관심하고 권태로웠을까. 자신을 심리하는 판사의 질문에도 도우려는 변호사의 질문에도 '건성으로' 답한다. 건성으로 답한 것은 아니다. 그 입장에서 그저 사실을 여과 없이 답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햇빛 때문에 사람을 죽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읽으며 주인공이 싸이코패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형선고 이후 보여준 삶에 대한 느낌들은 싸이코패스보다 모든 것이 지겹고 귀찮은, 그래서 대수롭지 않았던 한 인간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들이 하나둘씩 쌓여 사형선고까지 이르게 된다.

 

어머니의 나이를 모르고 장례식에서 슬퍼하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검사의 발언은 부적합하다. 이를 통해 사형을 선고한 판사의 판결도 부조리하다. 그렇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그저 자신의 느낌들을 사실대로 말한 주인공의 발언들은 이러한 부조리와 부적합을 해소하지 않는 반항이다. 카뮈는 이를 삶을 긍정하는 태도로 보았다.

 

단 한번의 우연, 주인공이 어머니의 나이를 알았다거나, 해수욕이 일주일만 미뤄졌거나, 햇빛이 그렇게 밝지 않았다거나. 그랬다면 주인공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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