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목표가 각 부서에 전파되면서 조금씩 변화된다. 공정의 효율성이나 가동율, 마케팅 진척도 등의 이름으로.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정의 효율성이나 가동율 등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과 관계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관계없는 지표를 만들어 지키면서 기업의 목표를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주인공인 공장장이 공장 폐업까지 3개월 시한부 기간을 선고받고, MBA 시절의 은사인 요나 교수에게 간단하지만,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지도를 받으며 공장을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소설이다.
실제로 이 책은 TOC(Theory of Constraints, 제약이론)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적용하는 시나리오들로 짜여 있는데, TOC 이론을 적용한 성공사례들이 많아지자 미국 내 6천여 개 기업에서 이 책을 필독서로 선정했고, 지금까지도 유수의 경영대학과 MBA에서 필독서로 삼고 있다고 한다. 글에서 주인공과 함께 공장을 경영하며 찾은 인사이트들과 글귀들을 나누고자 한다.
책의 주인공 알렉스는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MBA를 배운 뒤 한 기업의 공장장으로 있다. 어느날 사업부장이 알렉스를 불러 3개월 내에 공장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공장을 폐지한다고 말한다. 바로 어제까지도 밤을 새워 밀린 주문을 처리한 터라,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살펴보니 공장에는 문제가 많았다. 창고 절반이 넘게 쌓여있지만 나가지 않는 악성 재고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고, 그럼에도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면 납기일을 맞추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작업자들도 작업이 많아 그런거라며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면서 재고가 이렇게 많은데도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급한 마음에 대학원 지도교수였던 요나 교수를 찾는다. 하지만 그는 공장의 목표가 뭔지를 물어보고 기업의 목표는 뭐일 것 같냐고 묻거나 공장에 도입한 로봇으로 인한 이득을 수치화해보라는 등 답답한 소리만 늘어놓는다.
현금창출률 : 판매를 통해 돈을 창출해내는 비율
재고 : 판매하려는 물품을 만드는 데 투자한 총액
운영비 : 재고를 현금으로 전환하기 위해 쓰는 총비용
그리고 이렇게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른 개념들을 말한다. 재고와 운영비를 줄이면서 현금창출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공장에서 신경쓰던 지표는 효율성이었다. 로봇과 작업자들이 쉬지 않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 그동안의 목표였던 것이다. 하지만 로봇이 도입되고 기존 직원을 해고하지도 (운영비를 줄이지도), 재고를 낮추지도 못했다. 오히려 로봇 비용으로 운영비는 늘어났고, 재고 역시 로봇을 쉬지 않고 작동시키느라 쌓여만 갔다. 아들과 함께한 보이스카우트 산행에서 우연히 대장 역할을 맡으며, 수수께끼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다. 15명의 대원들이 똑 같은 속도, 평균적으로 비슷한 속도로 걷는데도 대열은 계속해서 늘어지기만 했다. 하지만 모두 손을 잡고 가장 느린 대원을 선두에 세워 그의 짐을 나눠들면서 가장 느린 대원의 속도를 조금 빠르게 했더니 훨씬 더 빨라진 시간 안에 행군을 마칠 수 있었다.
통계적 변동과 종속적 사건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시간당 10개의 부품을 만드는 작업자는 매 시간 10개씩 만들어내지 않는다. 어떤 때는 8개, 작업속도를 높이면 15개까지도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부품을 로봇이 조립한다. 로봇의 속도는 일정하기 때문에, 시간당 10개를 조립하도록 설정되었다면 한 번 8개가 들어오면 이후에는 20개가 들어와도 계속해서 2개 부족하게 된다. 그럼에도 작업자들은 마지막 시간에 힘을 내 15개를 뽑아낸 자신들을 축하하며 영웅 놀이를 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효율과 개선을 위해서는 개별 부문에만 집착해서도 안되고, 개별 부문만을 손질해서도 안된다. 전체 시스템의 최적화에 기반을 두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원을 병목 자원과 비병목 자원으로 나누어 구별해 시장 능력에 생산 속도를 맞추어야 한다. 이상적인 생산 속도는 시장 능력보다 약간 느려서 시장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손해보지 않고 생산자가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은 순서가 중요할 때가 많아서 가장 느린 부분을 가장 먼저 처리할 수 없다. 이러한 병목자원으로 전체 공정이 느려진다면 막대한 손해가 아닐까?
“병목 자원이 두 개나 있다고 해서 돈을 못 버는 건 아니네. 사실은 정반대야. 대부분의 제조 공장에는 병목 자원이 없네. 그들은 어마어마한 초과 생산능력을 갖고 있지. 하지만 그들에게는 병목 자원이 있어야 하네. 그들이 생산하고 있는 모든 부품에 대해 병목 자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일세.”
전체 공장의 생산능력을 올릴 필요도, 병목자원을 비병목 자원으로 전환할 필요도 없다. 병목 지점에 있는 자원의 생산량이 수요와 같아지도록 하고 병목 자원은 병목 자원으로 남겨두면 된다. 현금창출률 측면에서 병목 자원 때문에 발생한 부품의 정체로 제 때 출하하지 못하는 재고는 일반 부품의 정체보다 훨씬 크다. 병목 자원에서 발생한 부품들은 아웃소싱으로 제때 처리할 수 있고, 품질 검사를 병목 자원 전 단계에서 실시하면서 병목 자원의 부하량을 비병목 자원으로 덜어낸다면, 공정에 막힌 흐름을 뚫어줄 수 있고, 이는 곧 현금 창출률의 증가를 가져온다. 하지만 무턱대고 병목공정과 비병목공정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은 현금 창출률이 전혀 높아지지 않는다. 시장의 능력을 초과하는 수요는 재고로 남으며, 여기서 제약요인은 생산이 아니라 마케팅 능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병목자원의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이면 현금 창출률이 높아진다. 가공 시간이 줄어들어 총 생산 시간이 단축되어 제품의 리드타임이 짧아져 고객 주문에 좀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을 효율화 하고 죽어가는 공장을 살리는 것은 요약한 내용처럼 쉽지만은 않다. 주인공과 공장 친구들은 공정들에서 어떤 부분이 병목인지를 찾아야 했고,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해 순서를 바꾸는 등의 협의를 조율해야 했다. 작업자 하나하나마다 병목자원의 중요성을 알게 할 수도 없어, 작업 순서가 맞지 않는 등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또한, 병목자원의 가동률을 높이면 다른 공정에서의 부하가 커져 병목자원이 늘어날수도 있고, 비병목자원의 가동률을 높여 최종 조립 공정 전에 과잉 재고가 쌓이게 되면 현금창출률도 높아질 수 없다.
하지만 기업과 공장의 목적, 현금창출률을 높이는 목적으로 공정을 하나씩 분석했고, 각 부분마다의 재고와 운영비를 현금창출률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중요도를 계산해 효율화를 이뤄냈다.
공장에서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또는 일하면서 목적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들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주인공처럼, 목적을 세워 프로세스들의 우선순위와 비용을 현금창출률 측면에서 다시 계산한다면, 저자가 의도한 the goal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