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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천재 기업가가 자신을 공격한 미디어제국을 5년에 걸쳐 무너뜨린 이야기 [컨스피러시]를 읽고

by Bookers_ 202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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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피터 틸과 고커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피터 틸은 일론 머스크를 이어 페이팔의 2대 CEO이자 실리콘밸리 상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준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고커는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IT 리뷰 등을 올리는 기즈모도 등 다양한 장르의 후기와 비평 등을 남기는 미디어들의 모그룹이다. 고커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들을 검증이나 허락을 거치지 않고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터 틸과 고커의 싸움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읽으며 느낀 점과 인상 깊은 내용을 정리해본다.

컨스피러시

 

싸움의 시작을 들으면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래? 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당시 피터 틸은 어느정도 성공하고 미디어에도 조금 노출되기는 했지만,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있지는 않은 상태였다. 벤처 투자자나 스타트업 경영진이 뉴스에 몇 번 나온다고 기억하지는 않으니깐.

피터 틸이 게이라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었다. 딱히 숨기려 하지도 않았으니깐.

 

2007년 12월, 고커 소유의 '벨리웨그'라는 IT 뉴스 웹사이트에 피터 틸이 게이인 것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온다. 하지만, 이후 피터 틸이 얘기했듯, 고커를 무너뜨리게 된 계기는 고커의 창업자 닉 덴튼의 댓글 한 줄이었다.

 

"틸의 성적 취향에서 유일하게 이상한 한 가지는 이 소식에 그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편집증적인 태도를 보이냐는 것이다."

 

 이 댓글은 피터 틸에게 단순히 성 정체성을 폭로한 것 이상으로, 그의 개인적 감정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그의 입장에서 이는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무시하는 고커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피터 틸은 이 사건을 계기로 고커를 단순한 언론 매체가 아니라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권력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들의 행동을 묵과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미 백만장자였던 피터 틸에게도, 고커를 충분히 인수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그에게도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단순히 인수하는 것은 그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커의 기사에 열광하는 수많은 독자들과 그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아무리 성공한 창업가이자 백만장자여도 거대한 언론 앞에 피터 틸은 한없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책은 이후 피터 틸이 고커를 상대로 펼친 놀랍고도 집요한 전략을 다룬다. 그는 고커와의 싸움을 '개인적인 복수'라기보다는, 부당한 언론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대의'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틸은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대학생A와 변호사 등과 팀을 이루어 뒤에서 그들에게 임무를 할당했다. 그러면서 고커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렸다.

 

기다리다가 때를 만났다. 고커가 친구의 배우자와 관계를 하는 헐크 호건의 영상을 게시했고, 헐크 호건이 이를 고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피터 틸은 헐크 호건의 소송이 고커를 무너뜨릴 결정적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법적 분쟁이 아니라, 언론의 도를 넘는 행동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고커는 헐크 호건의 성관계 비디오를 무단으로 공개하며 사생활을 무참히 침해했고, 이를 통해 조회수를 올리며 상업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 틸은 이 사건이 고커의 윤리적 한계를 폭로하고, 법정에서 그들의 잘못을 명백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틸은 이 소송을 지원하면서도 자신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이는 언론과의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고, 고커를 상대로 한 법적 싸움이 개인적인 감정싸움으로 비춰지지 않게 하려는 전략이었다. 대신 그는 고커의 피해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최상의 변호인단을 꾸려주며 싸움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헐크 호건의 소송은 마침내 법정에서 승소를 거두었고, 고커는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이 배상금은 고커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결국 파산을 초래했다.

 

백만장자라도 위협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쉽지 상황에서 누구든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피터 틸은 무기력하게 "그럴 수도 있지, 언론이잖아" 라고 생각하기보다 이를 극복해 쉽지 않은 싸움을 5년에 걸쳐 치밀하게 계획하고 지독하게 실행한다.

 

또한 피터 틸은 자신에게 가해진 부당함을 개인적인 복수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로 확장해 해석했다. 그는 단순히 고커를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언론계에 경종을 울리길 바랐다. 또한, 단순히 감정적인 복수나 호승심이 아닌 깊은 통찰과 철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진 복잡한 전략으로 싸움을 전개해 나갔다. 그는 단순히 언론의 횡포에 피해자로 머무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자원과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구현했다.

 

물론, 다른 시각에서 보면 자신을 주제로 삼은 언론을 철저히 무너뜨린 거부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이런 시각에서 그의 행동은 옳다거나 정의롭다고 찬사를 받지는 못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기력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든 하는 것을 택했고 승리했다.

우리도 위협적인 순간 앞에서, 무기력에 빠지기보다 용기를 내 일어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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