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과 생각, 단식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성인,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

불교의 교조이자 창시자 석가모니인 고타마 싯다르타의 삶을 저자의 해석으로 풀어쓴 소설이다. 석가모니의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지만 소설에서는 고타마는 깨달음을 얻은 스승 붓다로,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찾아 나가는 구도자로 그려진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 인상깊은 구절과 느낀점을 남긴다.

싯다르타

줄거리

싯다르타는 성직자인 브라만 계급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지혜롭고 아름다운 외모로 주위로부터 사랑받았지만 싯다르타는 항상 부족함을 느꼈고 깨달음에 대한 갈증을 채우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 수행에 나선다. 그의 아버지는 수행을 떠나는 아들을 말렸지만, 깨달음을 찾기 위한 싯다르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그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그를 따르던 고빈다가 그와 함께 수행에 나선다.

 

싯다르타는 고빈다와 함께 한 사문의 무리에 들어가 공부하지만 그가 찾는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었다. 사문을 나와 고빈다와 함께 붓다 고타마의 제자가 된다. 고타마에게서 배우는 것도 잠시, 이내 그는 다른사람으로부터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없음을 이해하고 친구 고빈다를 두고 혼자 길을 나선다.

 

그가 이끌려 간 곳은 기생 카밀라의 집이었다. 자신을 만날만큼 돈이 있냐는 카밀라의 물음에 그는 답한다.

나는 기다릴 줄 알고, 사고할 줄 알고, 단식할 줄 압니다.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카밀라의 물음에 그는 단식할 줄 아니 배고픔에 마음에 급해지지 않고, 기다릴 줄 아니 때가 오는 것을 기다릴 수 있다고 얘기한다. 또한 시를 지을 줄 안다고 얘기하고 카밀라에게 시를 지어준다.

카밀라는 싯다르타에게 흥미를 느껴 부유한 상인인 카마스와비에게 그를 소개하고 이내 카마스와비는 많은 일을 그에게 맡기고 카밀라와도 계속해서 사랑을 나눈다.

 

그는 카밀라와 사랑을 나누며, 카마스와비와 장사를 하며 깨달음을 얻어간다. 하지만 점차 부유해지며 그는 자신이 소인배라고 멸시하던 이들과 닮아가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이전에 그에게 장사는 깨달음을 위한 수단이었다. 장사를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하며 공부를 했다. 하지만 점차 돈을 모으며 그는 돈 앞에 조급해졌다. 술도 마시지 않았지만 도박과 술에 절어 살았다.

 

다시 떠나기로 결심하고 카밀라를 찾아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눈다. 길을 떠난 그가 도착한 곳은 전에 강을 건너게 한 뱃사공 바주데바의 집이었다. 싯다르타에게 뱃사공 바주데바는 사문이 아니지만 자신의 깨달음을 이뤄간 자였다. 그와 함께 강물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깨달음을 완성해간다.

 

한편 싯다르타의 아들과 길을 떠난 카밀라는 강 근처에서 독사에게 물리고 바주데바의 집에서 치료를 받지만 죽고만다. 죽기 전 싯다르타에게 그의 아들을 소개한다.

 

그의 아들은 싯다르타의 가르침에 반항하다가 급기야 집을 떠난다. 집을 떠난 아들을 찾아나서지만 이내 아버지의 만류에도 깨달음을 찾아 떠난 자신을 돌아보며, 또한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깨닫는 것이라는 바주데바의 이야기를 들으며 돌아온다.

 

고타마가 죽고 돌아다니던 고빈다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고빈다는 세월이 지난 싯다르타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끼지만, 그와 동시에 고타마의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이라고 생각한다.

 

느낀점

석가모니의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 소설 싯다르타에서는 고타마는 선지자 붓다로, 싯다르타는 평생을 깨달음을 찾아다니다 결국 자신의 깨달음을 완성하는 구도자로 그려진다. 읽을 때는 헷갈렸지만 역자 해설에는 이러한 분리가 헤세 소설의 특징이라고 한다.

 

깨달음을 찾기 위해 떠나는 한 청년의 삶이 재미있고 사실적으로 그려져있다. 깨달음을 원하지만 조금은 미숙했던 청년 싯다르타. 스승에게, 상인에게, 기생에게 각각 깨달음과 돈, 사랑을 배우며 성장하는 싯다르타. 뱃사공에게 깨달음을 얻으며 마지막 자신을 속박하던 아들에 대한 강박과 책임감으로부터 자유함을 다시 깨닫는 싯다르타를 통해 구도자의 삶과 모든 것에서 깨달음을 얻어나가는 삶을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문체가 굉장히 아름다웠다. 번역서임에도 글을 읽으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는데, 헤르만 헤세의 다른 소설 데미안을 읽을 때와는 달랐던 건 번역의 차이였을까.

 

종교와 관계없이 읽어보면 긴 울림과 여운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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